Drawing on a paper cup 콤콤_Daily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웃긴(??)일이 생겨서
이런건 같이웃어야해!! 싶어 포스팅^^;;;


그니까 시작은 무려 2009년에 포스팅한
M&S Paper Cup으로 부터

정말 가뭄에 콩나듯 가끔 페퍼컵 혹은 스벅텀블러에
그림그린걸 보구 작업의뢰를 받는 경우가 생기는데
최근 요런↓ 댓글 하나 받게되었다


'종이컵 개발자' 란 정보만 있고
업체이름없음 / 심지어 메일주소 구글링해도 아무것도 안나옴
해서 대충 감(?)은 왔지만 우찌되었든 페퍼컵은 내가 애정도 있구
호기심에 컨택

첫번째 받은메일은
- 자신은 종이컵 개발자이다
- 우선 시제품을 만들어서 길거리 시민 / 전문가에게 의향을 물을려고 한다
- 채택되면 채택된 분 명의로 컵팔리는 매출의 일정분을 기부에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런 내용으로 답장이 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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읭?

난 이사람이 나에게 '작업의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뭘 착각한건가?
해서 다시 메일을 보냈음

작업 관심있는데
작업기간/사이즈/흑백칼라여부/프로젝트진행에관한 구체적 디테일을
설명부탁한다고
(요약: 마감은언제이며 페이문제는 어떻게 할것이냐;;
라는걸 굉장히 정중하게^^;;)

그리고 두번째 받은답
- 올 칼라로 진행
- 지금도 몇몇분이 작품을 만들거나 보낼거 같다
(진정 저 조건&설명만으로 작업을 진행할 사람이 있단말인가;;)
- 그외에 종이컵에대한 설명조금 / 사무실방문 가능하면 들러달라는 대답

하지만 여기서도 정확히 어떤식으로 진행이 될것이며
payment문제는 어떻게 할것인지 전혀 설명이 안되어 있었다
해서 대놓고 물어봄

런던거주중이라 사무실 방문은 어렵고
참여는 전부 공모형식인지
채택될경우 / 되지않을경우의 payment는 어떻게되는지
계약내용과 계약서는 있는지 등등

*사실 첫번째 메일에서 벌써 (....) 왔지만

문제는 내가 한가했다는거 ㅡㅡ;;;;

+ 이사람 답장이 내가 질문하는거에 대한 대답은 없구

넘 자기하고싶은 소리만 하는게 신기해서 흥미진진하게 이어나갔음


그리고 돌아온 답

- 외람되나 종이컵디자인은 유명작가 작품위주로 선정합니다

(그 중에 종이컵 전문가들이 작품을 고르지요)

- 댓가는 없습니다 (정말 이렇게 써놨음 ㅡㅡ;;)

- 전세계 전혀 새로운 종이컵으로, 의미가 있어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데 주효합니다

- 님의 이름이나 사인들을 삽입해 줍니다

(여기서 헐 ㅡㅡ;;;;; 내가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하나;;)

- 님은 컵의 신공법 발명자인 제가 웹서핑으로 찾았습니다.

신선하고 나름 미적인 부분도 있어서 제안한 것이고요...

제공한 작품이 채택이 되어 상업적인 선택을 받더라도 님의 이름으로

기부에 참여되지만 이번 건에 대한 대상에의 개인적 pay는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정말 이렇게 써놨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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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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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시 착안해야 할 내용

고흐의 그림(저작시효 소멸)을 찍은 사진의 파일(파일이 크고 정교한것)

등이 매우 적합함.


이부분에서 박장대소 ㅋㅋㅋㅋㅋㅋㅋ

고흐의 그림을 찍은 사진의 파일???????

이사람 말이 틀린건아닌데

*이미 50년이 지나 보호기간이 만료되어

얼마든지 상업적용도로 사용가능함

*즉 고흐의 그림으로 노트를 만들던 에코백을 만들어 판매하던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는다


근데 이문장을 읽고 이사람이 지금껏 어떻게 작업해왔는지

짐작이 가능하다고 말하믄 내 오버센스 일려나^^;;;


해서

그니까 님의 말은 즉

페이없음 / 작업기간&마감시간 미정이나 모름 / 계약서없음

내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기부에 대한 구체적 설명없음

(도대체 어느단체에 어떻게 기부를 한다는 거란말인가;;)

로 제가 이해해도 될까요? 위의 내용이 맞나요

를 정중하게 써 보냈더니


- 샘플용 디자인은 충족되었습니다

- 구체적 조건의 협의, 마련중입니다

- 온라인 공모할 때 응시 바랍니다


라고 답장이 왔다 ㅋㅋㅋㅋㅋ


아니 그럴러면 애초에 공모전이 있는데

참여의사 없냐고 물어보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페이는 없지만 캠페인 일환이다

참여의사 있냐 - 라고 처음에 물어보던가 ㅋㅋㅋㅋㅋ



아.....덕분에 공부도 많이하고 엄청웃었다


아니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만들어도 기본시급은 줘요 ㅠㅠ

저 종이컵 끄작거린거 낙서맞고 별거없어보여도

끄작거리고 색칠하고 어쩌구하면 3-4시간은 훌쩍 갑니다;;;

나름 그림그리고 디자인해서 밥먹고 사는사람인데 ㅠㅠ

블로그 댓글에 '님그림이쁘네요' 이 한마디면 내가 춤이라도 추면서

공짜로 그려줘야하나 ㅜㅜ


업체이름도 안 알려주신 종이컵개발자이신분

님도 님이 개발한 종이컵 질이좋으니

우리가 공짜로 써줄게 / 니이름 종이컵에 새겨주고

라고 하면 기쁘겠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먼옛날 중학교때 같은반애가 그림그려달래서 그려줬더니

다음날 아침 "엄마가 니그림 발견하구 쓸데없는짓하지말라고 꾸겨서 버렸어

다시그려줘" 라고 말했던 친구가 생각나네 ㅋㅋㅋ

이거랑 수준이 비슷해 ㅡㅡ;;;;;


아마 그림그리는사람이라면 다들 한두번씩 경험해봤을

황당한 일일텐데 이번건 느므 웃겨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ㅋㅋㅋ


+
나도 경력이 그리 길지도 않고
어떻게 보면 남들 다 아는 이야기 혼자 몰랐다가
이제서야 알았다고 떠드는것 같고 그렇지만^^;;
이제 막 학교 졸업한 / 프리로 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 일 시작한
분들이 페이문제에 대해 물어오면 해주고싶은 이야기는
작업의뢰내용보구
예상작업시간 + 2-3일 (아이디어구상/project management) x 각자 스스로 생각한 최저시급
(즉 이정도 분량의 작업/난이도 라면 최소 시간당 이만큼은 받아야 안억울하다!! 싶은가격^^;;)
을 고려해서 계산해보라고 이야기해주고싶네 ㅜㅜ

난생 처음 의뢰들어왔을때
내가 이가격에 작업비 청구해도 되나 / 클라이언트 놓치는거 아닌가
오만생각드는것도 이해하는데

터무니없이 낮은가격
혹은 다짜고짜 - 우리가 홍보해주니 영광이지 그러니 -  니 노동력을 공짜로 내놔라!!
라고 요구하는 업체라면 작업해봐야 작업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작업후에도 스트레스이고;;
미래에도 도움될 일이 전혀없을거라는거 ㅡㅡ;;;

+한국은 이상하게 '돈이야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해서
특히 업체측에게 개인 일러스트레이터-특히 나이어린 / 이제 막 일 시작한 사람들-이
돈이야기하면 '어린것이 돈을 너무 밝힌다'라는 당황스러운 반응이 돌아온다
아니 그럼 일이야기에 돈이빠지면 어떻게해 ㅡㅡ;;
내가 님이랑 친구할려고 연락주고받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약속이나 한거처럼 저런업체는 페이도 늦거나 안줘 ㅡㅡ;;
지급 날짜를 명확히 해달라고 하면
자기가 안줄것도 아닌데 니 태도가 기분나쁘다
라는 엄청난 대답이 - 마치 짠것처럼 - 돌아오기도 한다
........어디가서 단체로 과외받나?

+나야 어쩌다한번 외주작업을 하는거뿐인데
....전세계 프리랜서 여러분들 존경합니다 ㅜㅜ
........울회사 프로젝트매니저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우억;; 쓰기시작하니까 할말이 한도끝도없이 생각난다
아니 난 이거샀어요~아이이뻐~ 라던가 이거 먹었엉 아이마이쪄~
수준에서 내 블로깅을 그치고 싶다구요 ㅋㅋㅋ
왜 날 건드렼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마지막 메일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외계인 접선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한 3-4일 겁나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여기까지
끗!!



덧글

  • 물고기 2014/01/24 20:43 # 삭제 답글

    욕봤소 ㅜㅜ 아직 한국은 그림이란 매체에 제대로 된 노동가치가 부여되려면 갈길 먼듯 ㅜㅜ 후으...
  • EuN★ 2014/01/28 00:58 #

    ㅋㅋㅋㅋㅋ근데 우울한건 앞으로도 이런일이 계속생길거란 말여 ㅋㅋㅋㅋㅋ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구 미래에도 있을일이라는거제 ㅜㅜ 흑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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